독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seonil 2019. 3. 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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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사회역학자이다.

역학은 질병의 원인을 찾는 학문이고, 사회역학은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이다.

 

* 말하지 못한 차별 경험, 기억하는 여성의 몸 : 구직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했냐는 질문에 차별을 경험했지만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변했던 여성들. 자신의 차별 경험을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가장 많이 아팠습니다.

 

* 말하지 못한 학교 폭력, 기억하는 남성의 몸 : 학교 폭력을 경험 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라고 답변한 남학생들이 더 아팠습니다. 그들은 학교폭력에 노출되고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그 상처를 숨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 몸에 새겨진 사회환경, '절약형질 가설' : 임산부인 어머니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환경에서, 영양분이 부족할 때 태아는 생명체로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한정된 영양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살아남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답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태아는 뇌와 같이 살아남는 데 필수적인 기관에 먼저 영양분을 사용하고, 당장 내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췌장과 같은 기관을 발달시키는 데에는 영양분을 적게 사용합니다. 설사 그 선택이 먼 훗날 당뇨병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시킨다 할지라도, 지금의 생존을 위해 먼 훗날 발생할 수 있는 성인병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44)

 

* 건강은 공동체의 책임이다 :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병리적인 변화는 항상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가 함꼐 상호작용하며 나타나고 진행됩니다. .. 우리가 인간을 개개인으로만 바라볼 때 그러너 사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  개개인만을 바라본다면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이들을 아프게 했던 '원인의 원인'이 보입니다. 그 원인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 공동체는 그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 사회적 따돌림을 당할때 우리의 뇌는 물리적 통증을 경험할 때(누가 나를 때려 아픔을 느낄때) 나타나는 뇌 전두엽의 전대상피질 부위가 활성화됐습니다. 우리 뇌가 물리적 폭력과 사회적 따돌림을 같은 뇌 부위에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