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지구에서 한아뿐 : 공감가는 글귀

seonil 2021. 2. 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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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술술 읽혔다.

 

'보건교사 안은영' 작가인줄 몰랐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뭔가 B급 영화느낌 나서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이 소설은 흥미롭게 읽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 '시선으로부터', '피프티 피플'도 읽어볼 생각.

 

메인 줄거리는 외계인 경민과 지구인 한아의 러브스토리이지만, 서브 비스끄무리한걸로 뮤지션 '아폴로'와 아폴로의 팬클럽 회장 '주영'의 이야기가 있다.

 

외계인 경민의 등장과 함께 사라진 아폴로를 주영이 찾아다니는데, 알고보니 우주기획사에서 아폴로를 영입해서 해외...가 아니라 우주 투어중이었다.ㅋㅋㅋ

 

 

 

뮤지션 또는 아이돌의 팬으로서 주영에 대해 설명한 문장이 꽤나 와닿았다.

 


"왜 그러고 사니?"

주영이 아폴로를 발견하고 나서 가장 자주 들은 말이었다.

 

그 말을 정말이지 다채로운 톤으로 들어왔다. 영하 40도의 무시, 영상 23도의 염려, 70도의 흐느낌, 112도의 분노로.

 

 사람들은 왜 너 자신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느냐고 묻는다. 끝내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건전한 절대 명제, '누구나 하나의 세계를 이룰 수 있다'는 역사상 가장 오래 되풀이된 거짓말 중 하나일 거라고 주영은 생각했다.

 

세계를 만들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탁월하고 독창적인 사람들이 만든 세계에 기생할 수밖에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똑같이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 거인이 휘저어 만든 큰 흐름에 멍한 얼굴로 휩쓸리다가 길지 않은 수명을 다 보내는 게 대개의 인생이란 걸 주영은 어째선지 아주 어린 나이에 깨달았다.

<지구에서 한아뿐 p36>


아이돌 문화 뿐만 아니라 소설, 영화 등등 내가 스스로 창작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더 잘 만든 문화에 기생할 수밖에 없다.

 

공감공감~